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쿠팡 물류센터 입고(IB)업무는 어떤 일을 할까?

by jittymitty 2023. 2. 6.

 

쿠팡 물류센터 단기직 아르바이트에 지원하고

처음 출근하면 1시간 안전교육 후

담당자를 따라 각각 지원한 업무현장으로 이동한다.

 

내가 지원한 업무는 입고(IB)였다.

입고는 INBOUNDIB로 표시하고,

출고는 OUTBOUNDOB로 표시한다.

 

(참고로 입고 관리자는 파란색 조끼,

출고 관리자는 빨간색 조끼를 입어 구분한다.

상품재고 조사, 수량 품질체크인 ICQA(Inventory Control Quality Assurance)관리자는 회색조끼,

물류공정 문제나 인력 배치 보조업무를 하는 PS(Problem Solving)직원은 노란조끼,

지게차 기사는 보라색 조끼,

그 밖의 계약직 사원들은 주황색 형광조끼를 입고 있으니,

일하다가 잘 모르는 건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이것도 시간이 좀 지나서 눈에 들어온 거지

진짜 처음엔 그냥 저 사람은 조끼를 입었구나, 직원인가보네

뭐 이런 식으로 아무 생각이 없어서 파악이 되지 않았다.

자꾸 길도 잃어버리고 정말 어리버리다.

 

이것은 쿠팡 곤지암센터의 경우이며,

입고와 출고 관리자의 조끼 색깔 외에는

센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입고 업무>

 

쿠팡 물류센터에서 입고, 출고 등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전산장치인 PDA가 필수다.

PDA는 휴대전화 정도 크기의 기계로,

바코드를 스캔해 입고된 물건을 진열하고,

출고할 물건을 집품하며,

재고이동 등 대부분의 전산업무를 위해 필요하다.

처음엔 복잡해보이지만,

알고나면 리모컨처럼 간단하다.

 

 

내가 지원했던 입고 업무를 살펴보자.

 

물류센터로 들어온 화물을 팔레트에 나누어 담고,

움직이지 않게, 공업용 랩으로 포장 후 각각 코드를 부여한다.

진열창고로 옮겨진 팔레트에는

하차 차량의 번호, 하차 시간 등의 정보가

함께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옮겨진 팔레트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전산기록하며

진열장에 깔끔하게 진열하는 것이

입고(IB) 업무다.

제품과 진열위치를 기록하여,

주문들어온 제품을 쉽게 찾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물건들이 랩으로 싸여 나무팔레트에 쌓여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플라스틱 팔레트를 사용한다.

 

우선 각 팔레트 별로 GC코드(GC로 시작되는 바코드와 그 번호다)가 있다.

PDA로 GC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팔레트에 실린 모든 물건의 종류와 개수를

확인할 수 있다.

확인 후에 L카트에 물건을 조금씩 옮겨 싣고,

진열대로 이동한다.

 

먼저 각 물건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그 다음에 진열할 위치의

바코드(진열대 각 칸마다 위치정보를 알 수 있는 바코드가 붙어있다)

스캔한다.

 

단순하게 PDA에서 시키는 순서대로 하면 된다.

물건을 원하는 진열대에 넣고,

넣은 물건의 수량을 PDA에 입력하고

<진열하기> 버튼을 누르면

진열이 끝난다.

 

<재고조회>버튼을 눌러 위치 바코드를 스캔하면,

방금 내가 진열한 물건이 확인된다.

 

간혹 스캔한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 물건을 넣거나,

물건의 수량을 잘못 기입하는 실수가 있을 수 있어,

재고조회로 확인 작업까지 해주는 것이 좋다.

물론 숙련되면 이 과정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지만,

처음 하는 초보라면 문제가 생겼을 때 당황할 수 있으니,

정확하게 해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문제가 생기면 내 책임이니 말이다.

 

팔레트의 모든 제품을 진열해주고,

남은 재고가 없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토트진열완료> 버튼을 누르면

팔레트 하나의 작업이 완료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음 팔레트의 물건을

차근차근 진열하며 작업을 해주면 된다.

 

 

혹시 내가 실수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걱정하지 말자.

PDA에는 내 휴대전화 뒤 8자리 숫자로 된

원바코드를 입력하게 되어있어,

관리자들이 각 개인의 일한 실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소소한 실수라면 괜찮지만,

크게 문제가 될 정도의 실수라면 관리자의 호출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실수들을 모두 호출하는 것은 아니니,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것 같지만,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다보면 많은 변수가 있고

(전산상 재고의 양과 실제 양이 다른 경우,

물건이 파손된 경우, 일반 진열대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

물건을 잘못 진열하여 다른 진열칸으로 옮겨야하는 경우,

종류에 따라 진열하는 곳이 다른 경우,

축산물처럼 정해진 구역이 있는 경우 등등 정말 다양하다)

그럴 때마다 직원에게 물어봐야하고,

소소하게 당황스럽거나 멘붕이 오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작은 일에 자꾸 소심해지니,

쿠팡에 온지 얼마 안된 사람을 구분해내는 것은 간단하다.

불안한 눈빛과 조심스러운 말투,

그리고 왠지 모르게 공손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

 

PDA작동법을 간단하게 배우고,

바로 일에 투입된다.

말로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해보고,

궁금한 걸 묻는 게 더 쉽게 익혀진다.

물건은 쌓지 않고, 깔끔하고 잘 보이도록 진열하면 된다.

 

처음 가르쳐주셨던 계약직 직원분이

빨리 하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깔끔하고 정확하게 해주세요.”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래서 깔끔하고 정확하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직원(노란조끼의 PS직원)

너무 느리다며 다그치며

폭풍치듯이 함께 진열을 했다.

순식간에 일을 너무 못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한국은 스피드다.

상황에 맞게 걸러 들어야하는 구나.

 

 

" 깔끔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빠르게!!

또 빠르게!!!

더 빠르게!!!!

개빠르게! "

 

였구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