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쿠팡 곤지암 1 물류센터에서
일주일에 2~3번 심야조(9:00~06:00) 단기직 아르바이트를 했다.
곤지암1센터는 신선센터로 냉장과 냉동식품을 취급한다.
입고된 상품을 진열하는 입고업무를 했는데,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간다.
냉장실이라 추울 것 같지만,
몸을 많이 움직이기도 하고 방한복까지 입고 있어서
생각보다 덥다.
앞머리가 젖을 정도로 땀이 엄청 나고, 그렇게 갈증이 난다.
쿠팡의 그 유명한 300원짜리 자판기.
역시 소비자의 필요를 잘 파악하는
쿠팡의 영업력이 빛나는 순간이다.
땀을 쭉 빼고 나면 지치고 갈증이 나서
달고 시원한 음료가 너무 먹고 싶다.
자판기에 있는 망고, 한라봉 음료가 그렇게도 꿀맛일 줄이야.
내가 일했던 심야조의 경우 중간(새벽 2시~3시)에 1시간 휴식시간이 있다.
밥을 먹기도 하고, 휴게실에서 쉴 수도 있다.
식사는 센터에 있는 사내식당에서 먹거나,
간편하게 도시락을 싸와도 된다.
도시락은 식당 건물이나, 휴게실 중
식사자리가 준비된 곳에서 먹을 수 있다.
첫날 식당밥을 먹고는 너무 맛이 없어서(사실 새벽이라 잘 먹히지도 않았다),
그 뒤로는 주로 초코과자를 준비해서
자판기 음료와 함께 휴게실에서 간단하게 해결했다.
식사값과 교통비는 인센티브로 지원되며,
사내 식당과 셔틀버스 미이용시에는
급여에 각각 4,000원씩 추가해서 지급된다.
심야조이다보니 일을 하다가 멈추면 졸음이 몰려온다.
낮에 일하고, 밤에 쉬는 것에 익숙한 몸이
일주일에 두세번 반대로 돌아가야하니 더 그랬다.
1시간 쉬는 시간이 오히려 몸이 늘어지기도 하고,
집에 가고 싶은 강력한 욕망 때문에 더 힘들다.
진짜 가끔 휴게실에서 코를 골며 자는 분들도 있다.
코고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갑자기 주변이 더 고요하고 숙연해진다.
피곤에 취해 잠든 이가 깰까 배려하는 사람들의 마음인 것 같다.
누구는 단순히 여윳돈을 위한 아르바이트일 수 있지만,
또 어떤 누구는 생계를 위한 단 하나의 출구일 수도 있으니,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해지는 광경이다.
휴식 후 3시간 더 일을 하고, 마무리된다.
오히려 뒷 타임은 조금 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고
마음이 여유가 있다.
퇴근할 때도 역시 출근때와 같이 원바코드를 스캔하고,
쿠펀치를 통해 체크아웃까지 하면 퇴근이 마무리된다.
(참고로 원바코드는 다음에 같은 센터로 단기직 일을 하러 오면
또 필요하니 가지고 있으면 된다.
분실했거나, 훼손되면 재발급되니 걱정은 말자.)
이후 단기직 아르바이트 지원은 쿠펀치에서 하면 된다.
<스케줄 추가> 메뉴에서
지원센터/업무조/업무 등을 선택하고 추가하면
해당 전일에 연락이 온다.
쿠펀치에서 스케줄을 추가할 때 <업무> 선택에서
대표 업무 하나(허브/집품/입고/프로젝트 중 하나)가 우선 뜨는데,
원하는 업무가 아닐 경우 <다른 업무선택>으로 가서
내가 원하는 업무를 체크하고 지원할 수 있다.
스케줄은 일주일 정도 미리 오픈되니
원하는 센터와 날짜, 업무를 선택해 미리 예약해 놓으면 된다.
하지만 예약을 했다가 취소를 하는 횟수가 많아지면
다음번 채용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내가 지원한 업무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업무가 변경될 수 있다.
지원을 나간다고 표현하는데,
나도 입고 업무를 지원했지만, 출고 지원을 가기도 하고,
보통은 냉장실 챔버에서 물건 진열을 하지만,
다른 층이나 냉동실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짧지만 다른 업무를 해보니 각각의 장단이 있다.
입고는 무거운 짐을 날라야 해서 약간의 힘이 필요하다.
진열 내내 촉박한 출고 집품팀을 위해
길을 피해줘야 하고 기다려야 한다.
출고는 집품과 포장으로 나뉘는데,
집품은 작은 A카트를 끌고 다니며
주문 제품들을 바구니에 담아서
레일에 올려보내면 되는 일이다.
여기저기 물건을 담으러 이동하는 거리가 길다.
포장은 집품된 상품을 포장하는 작업으로,
화면에 표시된 번호 별 분류상품을 지시사항대로
(포장종류-프레쉬백,상자,비닐 등/냉동-드라이아이스/냉장-아이스팩)
포장해 올바른 상품/포장종류/주소인지,
바코드 스캔을 통해 검증을 거쳐
레일에 실어보내면 된다.
출고는 주문 물건을 빨리 내보내야하다보니,
재촉이 심한 편이다.
(특히, 새벽 2시까지가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 마감때문인지,
정말 정신이 없었다.)
냉동실은 냉장이나 일반제품실과는 다르게
45분 일하고 15분 휴식을 갖는다.
체온이 너무 떨어지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냉동실에 갈 때는 방한복은 물론
방한모, 방한장갑, 핫팩까지 갖추지만
마스크와 눈썹 등에 하얗게 얼음이 맺힐 정도로 춥다.
손이 얼어 기계조작도 쉽지 않아, 일의 효율은 많이 떨어진다.
냉동실이 워낙 춥다보니, 냉동실에서 일하고 온 다음에는
얼었던 손끝이 며칠동안 아플 정도다.
추운 것만 아니라면,
쉬는 시간이 많다보니 냉장실보다는
시간이 훨씬 잘 가는 편이라,
오히려 냉동실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난 워낙 추위를 많이 타다보니
그냥 땀나게 일하는 게 나은 것 같다.
허브는 해본 적이 없지만
아마 체력적으로 가장 어렵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 가면 당연히 모르는 게 많다.
잘 모르는 부분은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면 되고,
그래도 모르겠는 건 물어보면 된다.
사람이 워낙 많고 다양하다보니
가끔 불친절하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친절하다.
불친절하더라도 너무 마음에 둘 필요는 없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데다,
그들도 매번 가르쳐야 하니 피곤도 할테고,
본인들도 처음엔 몰랐겠지만,
익숙해지니 못하는 사람이 답답해 보이는 거겠지....
하고 애써 이해를 해보자.
그래도 영~ 기분이 나쁘다면,
어차피 한 번 보고 말 사람이니
속으로 맘껏 욕을 날리면 된다. ^^
<쿠팡 물류센터 직원 및 아르바이트에 대해 궁금한 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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