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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화분에 물 대신 얼음을 주자

by jittymitty 2023. 2. 16.

좋아하는 것과,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

 

저도 여느 사람들처럼 식물이나 꽃을 좋아합니다.

보면 예쁘고 기분이 좋죠.

색도 예쁘고, 향도 좋고

아마 싫어하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렵겠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게으르기도 하고,

식물들을 죽지 않게 살리고 잘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이 좀 부담스럽기도 해서 말이죠.

 

그래서 선물 중에 식물화분이

가장 부담스러운 선물입니다.

웃으며 건네는 화분에,

밝게 웃어 보이면서도 마음 한편엔

책임감이 무겁게 쌓입니다.

그래서인지 선물 받았던 화분을 죽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가졌던 부담감의

긍정적인 결과인 것 같네요.

그렇게 몇 년 동안 키운 식물은 대부분

식물을 좋아하는 언니에게 건네졌습니다.

 

뭔가 책임 전가일 수도 있겠네요.^^

 

 

저어~ 할머니,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계속 화분을 없애는데도,

이상하게도 자꾸 화분이 생깁니다.

생일이라고 주고, 오랜만에 만난다고 주고,

오다가 예뻐서 샀다며 주고,

심지어는 윗층 할머니께서는 이사를 가시는데

10년 키운 고무나무를 저에게 주고 가셨습니다.

 

잘 키울 것 같다…….

.

.

할머니, 사람 잘못 보셨어요~”

 

하아~ 할머니도 식물 키우는 데는

별 소질이 없으셨는지,

10년 키운 것 치고는 너무 갸날픈

고무나무였습니다.

어쩌면 할머니도 저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싶으셨는지도....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윗층할머니가 10년 키웠다며 주고가신 고무나무. 우리집에 와서 많이 큰 게 이 정도다.

 

 

유레카!

식물에게 얼음을 먹이자

 

식물들에게 가끔씩 물을 듬뿍 주거나,

분무기로 이파리를 적셔주고,

가지를 잘라 솎아주고,

마른 잎을 따주는 정도가

제 화분관리의 전부였습니다.

 

솎은 가지는 화병에 꽂아놓으면,

또 거기에서 뿌리가 생겨났습니다.

뭔가 끊임없는 생산 같았고,

의도치 않게 식물의 양이 자꾸만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물을 주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게다가 여름에는 덥다보니 식물들이 금세 시들어

축 늘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냉동고에 있는

얼음(얼음을 많이 먹어서 항상 가득 얼음을 얼려놓는 편임)

가져다가 화분에 물을 주는 대신 한가득 얹어놓았습니다.

 

녹으면서 먹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제 생각보다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얼음이 천천히 녹으면서,

식물들이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었고,

그 결과 수분흡수율이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여름엔 더 많이 더 자주,

겨울엔 혹여 냉해를 입을까봐

가끔씩 그 양도 좀 줄여서 주었습니다.

그 결과 식물에 더 생기가 돌고,

이파리나 싹도 많이 올라오고

성장 속도도 빨랐습니다.

화분들이 모두 더 건강해졌습니다.

 

할머니가 주신 고무나무도 쑥쑥자라 연하고 넓은 잎이 자꾸만 나왔다.

 

식물이 더 잘 자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좋았지만,

너무 잘 자라서 어쩌지 라는 걱정이 ^^

 

어쨌든 어쩌다 알아낸 정말 저에게는

유레카 같은 발견이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얼음을 주며 키워낸 화분들은

저와 4년을 죽지 않고 살았고,

정말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제가 좀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화분들은 어쩔 수 없이(??) 모두 언니에게 보내져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요.

 

어쩌다 발견한 사실이긴 하지만,

화분에 물보다는 얼음을 주는 게

더 흡수율이 높고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화분에 얼음을 줘보세요!

물론 과학적인 건 아니고,

제 경험에 의한 것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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